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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 제목 : [쇼벨] 자연을 그리는 일은 인간의 본성으로 돌아가는 과정 백성원 개인전 '신촌별곡', 인사아트센터에서 만나는 회화적 치유의 서사

조회 1,598회
이메일
sc3876@khanthleon.com
작성자
editor william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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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쇼벨이 화가 백성원의 개인전 '신촌별곡'을 취재했다. 


이번 전시는 2026년 1월 7일부터 1월 26일까지, 서울 인사동길 41-1 인사아트센터 B1F 제1전시장에서 열렸다. 


전시는 작가가 오랜 시간 머물며 삶과 작업을 이어온 제주 신촌리의 풍경을 중심으로, 자연·치유·회화의 본질에 대한 깊은 사유를 담아낸다.


전시 제목인 ‘신촌별곡’에서 신촌은 작가에게 단순한 지명이 아니다.


 백성원은 “신촌은 내가 머무르며 작업해 온 장소이자, 다시 개인전을 할 수 있게 만들어 준 공간”이라고 말한다. 


긴 공백기를 지나 질병과 수술을 겪는 동안, 그는 신촌의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의 회복을 경험했다.


 바다와 마을, 한라산이 동시에 펼쳐지는 이 조용한 해안 마을은 작가에게 치유의 장소이자 다시 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던 출발점이 됐다.


작가는 매일같이 신촌의 길을 산책하며 자연을 바라봤다. 


바닷가의 돌담 너머로 보이는 마을, 그 뒤에 겹쳐지는 한라산의 실루엣, 그리고 늘 같은 자리에 서 있는 나무들. 그는 이러한 풍경을 단순히 재현하는 대신, “그 순간 자연과 감각적으로 만났던 경험을 어떻게 회화로 옮길 수 있을지”를 고민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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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별곡'에 등장하는 풍경들은 특정 장소를 정확히 묘사하기보다는, 자연이 건네는 감각과 에너지를 화면 안에 풀어낸 결과물이다.


이번 전시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소재는  해송(海松) 이다. 바닷바람과 소금기를 견디며 자라는 해송은 제주의 자연을 상징하는 존재이자, 작가 자신을 투영한 대상이다.


 백성원은 “소나무는 내가 서 있는 모습 같기도 하고, 한라산이 내 모습인 것 같기도 하다”고 말한다. 


특별히 가꾸어지지 않은 채 길 위에 서 있는 해송은,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살아남는 제주의 자연처럼 강인한 생명력을 품고 있다.


회화적 방식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과거에는 팔레트 위에서 색을 혼합해 화면을 구성했다면, 최근 작업에서는 처음부터 색채의 파편을 점처럼 찍어가며 화면을 구축한다. 


색은 고정되지 않고, 그리는 과정 속에서 끊임없이 변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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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빛으로 시작한 색이 붉은빛으로, 다시 푸른빛으로 중첩되며 화면 안에서 리듬을 만들어낸다. 


화가는 이 과정을 “신경망처럼 촘촘하게 짜여진 구조 속에서 스스로 리듬을 만들어가는 행위”라고 설명한다.


이러한 작업 방식은 그가 회화를 바라보는 태도와도 맞닿아 있다. 백성원은 그림을  ‘시각적인 음악’ 이라고 말한다. 


색채와 형상, 중첩과 소거의 관계 속에서 만들어지는 율동과 리듬이 곧 회화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작품 제목에 ‘별곡’, ‘연가’처럼 음악적인 명칭을 자주 붙인다. 화면 아래에서부터 차곡차곡 쌓이는 색의 층위는, 하나의 교향곡처럼 화면 전체를 울리게 만든다.


관객들 역시 그의 작품에서 공통적으로 따뜻함과 위안을 느낀다고 말한다. 작가는 이를 “자연을 대하는 진솔한 태도가 그림에 드러나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그는 자연을 인간이 동경하는 이상향으로 바라본다. 


고전 문학 속 ‘별곡’이 속세의 고단함을 벗어나 자연을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였다면, 신촌별곡 역시 현대인이 잃어버린 본성을 회복하려는 회화적 서사다.


백성원에게 예술은 단순한 직업이나 결과물이 아니다. 그는 작품에 대해 “살아 있는 물질의 에너지를 지닌 존재”라고 말한다.


 좋은 음악이나 문학을 만났을 때 인간이 일상의 상태보다 한 단계 높은 차원의 감동을 경험하듯, 회화 역시 인간을 본성에 가까운 상태로 이끄는 힘을 지닌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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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예술은 소유의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욕망과 속도를 벗겨내는 과정에 가깝다.


AI와 기술이 예술의 영역까지 빠르게 확장되는 시대에 대해서도 그는 분명한 입장을 보인다. 


백성원은 “기술이 접근할 수 없는 영역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한다. 화면의 질감, 물성, 붓질의 밀도는 직접 마주해야만 느낄 수 있는 회화 고유의 생명력이며, 이는 인간의 손끝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그는 이러한 이유로 회화를 계속 고집하며, 기술과는 다른 방식의 예술적 힘을 지켜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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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작가에게 첫 서울 개인전이기도 하다.


 오랜 시간 제주에서 작업해 온 그는, 지역 작가로서 중앙 무대에 설 기회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한다. 


'신촌별곡' 이 열리는 인사동에 대해 그는 “새로운 것만 존재할 수는 없다”며, 전통과 현재가 공존하는 문화의 거리로서 인사동의 의미를 강조한다. 


과거를 딛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서, 인사동은 여전히 예술이 교류되는 중요한 장소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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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별곡' 은 화려한 이미지나 즉각적인 메시지를 앞세우지 않는다. 


대신 천천히 쌓인 색과 리듬, 자연이 품은 시간성을 통해 관객을 화면 안으로 끌어들인다. 


백성원의 회화는 묻는다. 


우리는 얼마나 자연과 멀어졌는지, 그리고 예술은 그 거리를 다시 좁힐 수 있는지. 이번 전시는 그 질문에 대한 작가의 조용하지만 깊은 응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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