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적 정서를 담아낸 서정의 풍경 ... 화가 장학상 개인전 —
지난 10월 29일부터 11월 3일까지 인사동 마루아트센터 (인사동길 35-6 ) 갤러리GB 에서는 화가 장학상의 개인전이 열렸다.
이번 전시에는 그의 오랜 작업 세계가 응축된 풍경화, 농악 장면, 전통적 소재 등이 다채롭게 소개되며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장 화가는 자연과 일상의 풍경 속에서 마주치는 풀과 꽃, 그리고 사람들의 모습을 다시 바라보며, 우리가 쉽게 지나쳐버리는 소소한 행복과 한국적 정서를 담아내고자 한다고 말한다.
장 화가의 회화는 토속적이고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화면 위에 고요히 펼쳐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장학상의 작품은 얼핏 보면 특별할 것 없는 시골의 일면처럼 보일 수도 있다.
화가는 그러한 평범한 순간들에 존재하는 의미를 발견하고, 일상 공간에서 마주한 세계에 새로운 해석을 부여하고자 한다.
장 화가의 화면은 부드럽고 유려한 표면감을 지니는데, 이는 마치 감미로운 선율이 흐르는 듯한 여운을 남긴다.
자연과 고향이 가진 감흥을 가벼운 붓질과 색채에 스며들게 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작업 과정 역시 섬세하다.
장 화가는 물감을 캔버스에 얇게 펼쳐 올리는 방식을 즐겨 사용한다.
구도를 잡은 뒤 색을 입히고, 보통 세 번 정도의 붓질을 반복한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작은 붓으로 표정이나 하이라이트를 더하며 화면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완성된 그의 이미지들은 거칠거나 투박하지 않고, 오히려 관람자의 향수와 감성을 자극하는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양산을 쓴 여인의 모습은 작가가 유년기 시절 시골에서 보았던 동네 사람의 기억을 담고 있으며, 구불구불 이어지는 시골길과 개발 이전 고향 풍경 속 농가와 산악의 설경은 자연 그대로의 정취를 고스란히 담아낸다.
늦가을에 마주친 어느 산간 마을의 모습은 소박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떠올리게 한다.

장 화가는 어린 시절부터 그림을 즐겨 그렸고, 중학교 무렵 본격적으로 미술에 매료됬다.
이후 사범대 미술교육과를 졸업하고 20여 년간 미술 교사로 활동하다가 일찍 명예퇴직한 뒤 창작 활동에 몰두하게 됐다.
장 화가는 “어릴 때부터 그저 그림이 좋았다”고 말하며, 미술은 돈벌이나 수단이 아닌 자기 세계를 표현하는 가장 확실한 통로라고 강조했다.
장 화가의 작품에는 농악, 들판, 산간마을 등 한국 농촌의 이미지가 자주 등장한다.
장 화가는 농악에 대해 “옛날부터 이어져 온 전통으로, 힘든 노동 속에서 고단함을 덜기 위한 놀이이자 공동체 문화”라고 설명했다.
유년 시절 시골에서 보았던 고향의 장면들은 그의 작업 세계를 형성하는 중요한 원천이다.
작품 속 풍경들은 단순한 재현을 넘어, 개인의 기억이 응축된 한국적 정서를 담고 있다.
장 화가는 “내가 살고 있는 주변 풍경을 그대로 그리되,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정서가 묻어나오길 바란다”고 말한다.
■ 구상과 반구상의 경계, 맑은 색감과 깊이 있는 화면

장 화가의 작업은 구상 회화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때로는 반구상적 요소가 드러나며 깊이 있는 색층이 특징이다.
유화임에도 화면이 수묵화처럼 맑고 부드럽다는 평을 자주 듣는다고 한다.
장 화가는 유화 작업에 대해 “건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많은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그림 실력은 계단식으로 올라간다. 꾸준히 보고, 그리고, 다시 보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작품 철학을 언급했다.

최근 외국 관광객들 사이에서 K-컬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질문에 장 작가는 “전통은 이어져야 한다”며 한국 문화의 독창성과 풍부한 정서를 강조했다.
산이 많고 자연환경이 복합적인 한국의 지형은 특유의 풍경미를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장 화가는 미술의 역할에 대해 “관람객이 다른 세계로 건너갈 수 있는 하나의 통로”라고 표현했다.
그림을 통해 작가의 세계를 보여주고, 관람객은 그 속에서 자신만의 서사와 감정을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번 전시를 인사동에서 개최한 이유에 대해 장 화가는 “인사동은 한국 미술의 메카 같은 곳”이라며, 오랜 세월 축적된 문화적 상징성과 전통적인 예술 환경을 높게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