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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uim | 제목 : [쇼벨] '효율의 시대에 부드러움을 말하다 — 무초펠트 연구소 이도하 소장' ... 펠트로 무력화된 위협들- 무초펠트 연구소의 세계

조회 1,321회
이메일
sc3876@khanthleon.com
작성자
editor william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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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멈춘 축하 (초코 딸기 케이크), 무초펠트 이도하 소장 제작 

https://smartstore.naver.com/muchofelt/products/12827037292



무초펠트 연구소(Mucho Felt LAB)’라는 이름에는 연구 기관의 형식이 강하게 드러난다. 


 무초펠트연구소는 늘 '쓸모'를 증명해야 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 


무초펠트연구소 이도하 소장은  반대로 사물이 가진 '쓸모없음'을 발견하고 그 가치를 연구하는 형식을 택했다. 


사소한 것에서 의미를 찾아내는 행위를 '연구원' 에 빗대어 표현함으로써, 무용(無用)함이 가진 힘을 더 정교하게 기록하고 싶었다는 의견이다.


기능과 효율이 모든 가치를 결정하는 시대, 무초펠트 연구소(Mucho Felt LAB)는 정반대의 질문을 던진다. 


폭탄과 칼, 범죄 증거물처럼 위협적인 사물들이 부드러운 펠트로 변이된 이 기묘한 연구소는 ‘쓸모없음’이 지닌 힘을 탐구하는 예술적 실험실이다. 


무초펠트 연구소의 이도하 소장은 사물이 본래의 기능을 내려놓는 순간에 비로소 드러나는 또 다른 본질에 주목한다. 사회가 끊임없이 요구하는 생산성과 효율, 성과의 논리를 잠시 멈추고, 무력해진 사물과 느린 손바느질이 만들어내는 평온한 세계로 관람자를 초대하는 것이다. 


언론사 쇼벨은 이 독특한 세계관을 구축해온 이도하 소장을 만나, ‘펠트 바이러스’로 오염된 사물들이 어떻게 위협을 무력화하고, 상처 입은 감정과 진실을 부드럽게 보존하는지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눴다.



Q. 정확히 무초펠트는 어떤 핸드메이드 제품인지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


A:  무초펠트는 '펠트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본래의 기능을 잃고 섬유화된 사물들을 수집한 아트 오 브제이자 연구 표본입니다. 


각각의 기능을 가진 사물들이 펠트 소재로 변하며 그 기능을 내려놓 는 순간의 상태를 포착합니다.


 Q.  작가님이 정의하는 ‘무초(無初)’란 무엇이며, 이 개념이 작업 전반에서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는지 설명해 주세요. -


A: 무초(無初)는 말 그대로 ‘근본 없음'을 뜻합니다. 과학적인 연구소의 외형을 하고 있지만, 정작 그 내용은 지극히 비과학적이고 감성적인 역설을 담고 있죠. 


 사물이 태어날 때 부여받은 이름, 용도, 맥락이라는 구속에서 해방되어, 사물의 근본, 쓸모가 사라졌을 때 비로소 드러나는 '사물의 본질'에 집중하는 행위가 곧 무초의 과정입니다. 


Q. 완벽한 기능을 가진 사물보다, 기능을 상실한 사물에 주목하게 된 개인적 혹은 작업적 계기가 있었나요? -


A:  ‘우리는 장식품을 '귀여운 쓰레기'라고 자조적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실용성이 부족하면 가치가 없 다고 판단하는 사회에 질문을 던지고 싶었습니다. "정말 쓸모없으면 가치가 없는가?" 의도적으로 기능을 거세한 사물을 만듦으로써, 쓸모를 증명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난 새로운 가치를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Q. 펠트라는 부드러운 소재를 통해 독, 폭발물, 무기, 범죄 증거물 등 위험한 대상을 재현하는 방 식은 강한 대비를 만들어냅니다. 이 재료를 선택한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 


A: 저는 원단을 '인류가 가진 가장 작은 단위의 공간'이라 생각합니다. 


그중 펠트는 통기성이나 보온 성 등 원단으로서의 일반적인 쓸모조차 제한적인 소재입니다. 무초펠트는 이 '쓸모없어도 괜찮은 소재'와 비효율적일지 모르는 손바느질을 통해, 세상의 모든 위협이 잠시 멈출 수 있는 가장 안 전하고 부드러운 공간을 제공합니다.


 Q. 이도하 작가님의 작업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펠트 바이러스’는 은유이자 세계관의 중심 개념입니다. 


이 바이러스는 어떤 사회적 혹은 감각적 상태를 상징하나요? - 



A: 펠트 바이러스는 현대인들이 맞이한 '번아웃(Burn-out)'에 대한 은유입니다. 


팽팽하게 긴장되어 있던 사물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힘을 잃고 흐물흐물해지는 과정은, 더 이상 무언가를 해낼 수 없게 된, 혹은 해내지 않아도 되는 상태를 시각화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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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멈춘 축하 (레몬 케이크)

https://smartstore.naver.com/muchofelt/products/12827061346   


Q . Phase 1부터 Phase 4까지 이어지는 작업 구조는 일종의 서사처럼 보입니다. 각 단계가 어떤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는지 간략히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


A: Phase 1 (징후 - 바이러스의 실체): "세상을 부드럽게 만드는 근원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 작했습니다. 펠트 바이러스의 세포, 포자를 포집한 면봉, 배양액 등 바이러스 그 자체를 연구하고 표본화하는 단계입니다. 보이지 않는 전염의 실체를 물리적 개체로 증명해내는 과정입니다.


 -Phase 2 (무력화 - 기능의 변이): "위협은 질감에 의해 상쇄될 수 있는가?"를 실험합니다. 


다이너 마이트나 칼 같은 위험한 사물들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섬유화됨으로써, 그 공격적인 기능을 잃고 '무해한 장난감'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다룹니다. -


Phase 3 (박제 - 순간의 고착): "지나가는 환희를 소유할 수 있는가?"에 주목합니다. 축하의 순간 처럼 찰나에 사라지는 감정적 고점을 펠트로 박제하여, 시간을 멈추고 기억을 물질로 저장하는 시 도를 합니다. -Phase 4 (매몰 - 진실의 보존): "현재 밝힐 수 없는 진실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를 다룹니다. 기술적 한계로 놓쳐버린 크라임씬의 진실들을 펠트로 감싸 안아 미래를 위해 '매몰 보존'합니다. 언 젠가 더 발전된 시대가 이 진실을 읽어낼 때까지 시간을 유예시키는 단계입니다.


 Q. 특히 Phase 2 ‘위협의 무력화’에서 사물의 위험성이 섬유화되는 과정은 인상적입니다. 이 변화 가 관람자에게 어떤 감각이나 질문으로 남기를 바라시나요? -


A:  대상을 정의하는 것은 '형태'일까요, 아니면 '질감'일까요? 폭탄의 형태를 하고 있지만 만지면 솜 뭉치인 사물을 보며, 관람자가 자신을 두렵게 했던 대상의 실체를 다시 생각해보길 바랍니다. 


"내 가 두려워했던 것이 사실은 이렇게 뭉툭하고 부드러운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질문을 던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Q. Phase 3 ‘기대의 박제’에서는 축하와 기쁨의 순간이 멈춘 상태가 등장합니다. 작가님이 이 ‘멈 춰버린 환희’에 주목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 


A: 축하의 케이크나 선물 상자는 개봉하거나 먹어치우는 순간 그 '기대감'이 소멸합니다. 


저는 그 절 정의 순간을 영원히 누리기 위해 역설적으로 기능을 멈춰버리는(먹을 수 없게 만드는) 방식을 택 했습니다. 기억은 시간이 지나면 흐릿해지지만, 펠트로 박제된 환희는 영원히 그 자리에 머물며 당시의 감정을 물질로서 증명해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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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포집 면봉


https://smartstore.naver.com/muchofelt/products/12827241905


Q. 현재 진행 중인 Phase 4 ‘진실의 매몰­크라임씬 시리즈’는 이전 단계보다 사회적 메시지가 더 욱 또렷하게 느껴집니다. 이 시리즈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문제는 무엇인가요? -


 A: 이 시리즈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는 것은 '희망을 담은 보존'입니다.


 현실 세계에서 기술적 한계 나 복잡한 이해관계로 인해 놓쳐버린 진실들을 보면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저는 이 비극적인 현 장을 '펠트화'함으로써 더 이상의 훼손을 막고, 미래의 발전된 기술이나 지혜가 이 진실을 다시 읽어낼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는 상태를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펠트바이러스를 통해 증거가 오염 된 크라임씬은 '포기'가 아니라, 진실이 밝혀질 그날까지 사건을 가장 따뜻하고 안전하게 '매몰하여 보호'하는 저만의 방식입니다. 즉, 현재의 무력함 속에서도 미래 의 해답을 꿈꾸는 역설적인 희망을 다루고 있습니다.


 Q 작가님의 작업에는 항상 ‘부드러움’과 ‘폭력성’, ‘안전’과 ‘위협’이 공존합니다. 이러한 이중성은 작 가님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나요? - 


A: 폭탄이나 칼처럼 위협적인 사물이 펠트로 변하는 것은 **'위험을 소유할 수 있는 안전함'**을 뜻 합니다. 저는 이러한 이중적인 연출을 통해 수많은 혐오와 위협이 실재하는 세상에서, 그 위험을 연구소라는 틀 안에서 완벽히 통제하고 안전하게 관리하고자 하는 심리적 욕구를 충족시키고 싶 었습니다. 


가장 날카로운 것이 가장 뭉툭해질 때 비로소 우리는 그 대상을 공포 없이 직시할 수 있습니다. 저에게 이 이중성은 세상을 향한 두려움을 나만의 방식으로 길들이고, 관람객들에게는 위협조차 위 로가 될 수 있다는 '안전한 역설'을 선사하는 도구입니다. 


Q.  관람자가 작품을 마주할 때, 사물의 원래 기능을 먼저 인식하길 바라시나요, 아니면 그 기능이 사라진 이후의 감각을 먼저 느끼길 바라시나요?


 - 무엇을 먼저 느껴도 좋습니다. "이게 폭탄이었어?"라는 당혹감이든, "그냥 귀엽고 부드러워서 좋 다"라는 안도감이든, 관람자가 정해진 정답 없이 자유롭게 사고하고 인식하는 것 자체가 무초펠 트가 지향하는 해방의 과정입니다. 


Q  ‘파괴됨으로써 보존되는 역설’이라는 개념은 작가님의 작업을 관통하는 핵심 문장처럼 보입니 다. 이 역설은 현재의 사회 혹은 예술 환경과 어떻게 맞닿아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 


A: 무언가를 예술로 '보존'하려는 행위는 필연적으로 그 대상이 가진 본래의 생명력이나 기능을 '파 괴'해야만 가능합니다. 꽃을 말려 압화로 만들면 생명은 사라지지만 아름다움은 남는 것과 같죠. 효율을 강조하는 사회는 사물을 끊임없이 소모시키지만, 예술은 그 쓸모를 파괴함으로써 비로소 그 존재를 영원히 기억되게 합니다. 


저는 이 파괴적인 보존 방식이 사물의 본질을 지키는 가장 숭고한 저항이라 생각합니다. 


Q ‘무초펠트 연구소’는 브랜드이자 세계관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향후 연구소의 형태나 역할은 어떻게 진화하길 바라시나요? - 


A: 향후 무초펠트 연구소는 단품 표본 제작을 넘어, '현상의 기록'과 '공간의 점유'라는 측면에서 더 욱 고도화될 예정입니다. 첫째로, 연구소의 관측 기록을 시각화하는 사진 작업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펠트화된 사물이 특정 한 맥락 속에서 연출된 순간을 포착하여 포스터, 엽서, 사진 키링 등의 매체로 확장함으로써, 관람 객들이 연구소의 세계관을 일상에서 더 가깝게 소유하게 할 것입니다. 둘째로, 표본을 넘어선 '현장의 재구성'입니다. 


현재 진행 중인 '크라임씬 시리즈'처럼 오염된 증거 물뿐만 아니라 사건 현장의 디오라마, 나아가 공간 전체가 펠트로 전이된 몰입형 전시를 통해 관람 객이 연구소의 실험실 안에 직접 들어와 있는 듯한 경험을 선사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연구 대상의 확장입니다. 


물리적인 사물을 넘어, 우리 내면에 존재하는 불안, 위협, 혹 은 찰나의 기쁨 같은 '관념적 상태'를 펠트라는 촉각적 실체로 변이시켜 실존하게 만들고자 합니다. 무초펠트 연구소는 앞으로 보이지 않는 감정까지 수거하고 보존하여, 모든 무형의 존재들이 부드럽 게 위로받을 수 있는 거대한 아카이브로 진화해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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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멈춘 축하 (과일 케이크)


https://smartstore.naver.com/muchofelt/products/12827022935


 Q :국내외 아트페어 및 전시를 통해 해외 관객과도 만날 계획이 있으신데, 국제적인 맥락에서 작 가님의 작업이 어떻게 읽히길 기대하시나요? -


A:  '쓸모와 효율'에 지친 마음은 전 세계 공통의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수공예적 전통과 현대적 감성이 공존하는 일본을 시작으로, 해외 관객들이 "비효율적인 손바느질이 주는 압도적인 평온함 "을 경험하길 기대합니다. 언어는 달라도 펠트가 주는 촉각적 위로와 '무력화된 위협'이 주는 위 트는 누구에게나 직관적인 해방감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Q 마지막으로, 기능과 효율이 강조되는 시대 속에서 작가님의 작업을 통해 관람자들이 어떤 질 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기를 바라시나요? - 


A: 사실 '재봉'이라는 공정은 기계나 재봉틀을 사용하면 훨씬 빠르고 정교하게 마칠 수 있습니다. 누 군가는 굳이 손바느질을 고집하는 저를 보며 비효율적이고 쓸데없는 고생이라 말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이 '비효율의 시간'이야말로 무초펠트 연구소의 가장 핵심적인 공정이라고 믿습니다. 기계의 직선이 아닌, 한 땀 한 땀 바늘이 지나간 삐뚤빼뚤한 자리는 사물이 가졌던 팽팽한 긴장감 을 헐겁게 만듭니다. 


그리고 그 빈틈을 작가의 온기와 물리적인 시간으로 채워넣죠. 기계처럼 빠르 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제가 남긴 이 느린 흔적들이 관람객들에게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작은 쉼표가 되기를 바랍니다. 꾸준히 자신의 쓸모를 증명하며 바쁘게 살아가는 모든 분에게 묻고 싶습니다. “무언가를 해내지 않 아도, 당신은 그 존재 자체로 이미 충분히 가치 있지 않나요?” 제 작업을 마주하는 동안만큼은 현 대 사회가 부여한 '성능'과 '효율'이라는 부담감을 잠시 내려놓고, 그저 부드럽고 무해한 존재로서 자신의 본질을 가만히 들여다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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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 무력화 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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